잘살던 우리집 경매가 진행될때 대처방법

    살던 집 경매땐 세입자는 이렇게

    회사원 윤 모씨(35)는 요즘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전세로 살던 집이 집주인의 빚 때문에 경매로 넘어가게 된 것. 다행히 이사 올 당시 확정일자도 받아뒀지만 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하다. 최근 윤씨와 비슷한 걱정을 하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경기 침체로 경매되는 주택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매정보제공업체인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올 1월 서울ㆍ수도권에서 경매된 주택(아파트, 다세대ㆍ단독주택 등)은 7176건 이 었으나 지난달에는 1만2013건까지 늘었다.

    강은현 법무법인 산하 부동산 사업실장은 "다른 채권자들보다 우선해 확정일자 를 받아놓고 법원의 요구절차에 따라 배당신청 등을 정확히 하면 9개월∼1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임대보증금을 받는 데는 무리가 없다" 고 설명 했다.

    ◆ 확정일자 받아둬야=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임대보증금을 받기 위해서는 임대계약 전 등기부 등본을 열람해 선순위 근저당권이나 가압류가 있는지 확인하고 전입신고, 확정일자 받기 등의 절차를 확실히 밟아야 한다.

    세입자가 확정일자를 받기 이전에 근저당권 등을 설정해 놓은 채권자들은 낙찰된 후 돈을 우선 배당받는다.

    따라서 이런 집에 전세 등을 들어갈 때는 등기부 상 선순위 저당권이나 임차인이 얼마나 있는지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서울 아파트는 시세의 70∼80% 선에서 낙찰되는 수가 많다.

    따라서 선순위 저당권자, 임차인 등이 받을 돈과 자신의 임대보증금을 더한 금액이 그 집 시세의 70∼80%를 웃돌 경우 계약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같은 방법으로 단독주택은 60∼70%, 연립주택은 50∼60%를 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나 이 같은 비율은 지역이나 물건에 따라 다르고 낙찰가도 경기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스스로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임대계약을 했으면 전입 신고하는 날 반드시 확정일자를 받아둔다. 그래야만 경매시 자기보다 늦게 설정된 채권에 우선해 보상받을 수 있다. 전세권을 받아 두면 더 좋지만 추가비용이 들고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 기일 내 반드시 배당 신청=채권자가 저당잡았던 집을 경매 신청하면 법원 은 이를 검토한 후 경매개시 결정을 내리고 이를 세입자에게 등기우편으로 통보한다. 이후 법원에서 특정 기일까지 배당요구를 하라는 등기우편이 온다. 돈을 받으려면 신청하라는 뜻이다.

    이때 반드시 법원에서 정한 기일 내에 임대계약서 사본, 주민등록 등본, 신분증 등을 갖고 법원에 배당요구를 해야 한다. 기일을 넘기거나 배당요구를 하지 않으면 돈을 받을 뜻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간혹 집주인 등이 돈을 빼돌리기 위해 가족 친지 등의 이름으로 허위 세입자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허위세입자 때문에 자신이 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을 때에는 법원에 이들에 대해 배당배제신청을 해야 한다.

    배당배제신청과 함께 증거서류 등을 제출하면 법원에서 허위세입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에 대해 배당 배제를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한다.

    법원에서 정한 매각기일(입찰일)에 낙찰이 되고 이후 이의제기 등의 장애요소 가 없으면 낙찰일로 부터 75일 후쯤 배당이 이뤄진다.

    가끔 세입자가 직접 낙찰받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법원에 상계신청을 하면 낙 찰가에서 자신이 받을 돈을 뺀 대금을 납부하고 인수할 수 있다.

    법원에서 경매개시 결정이 내려져 절차가 진행되는 도중에는 세입자는 다른 곳 으로 이사하거나 주민등록을 옮겨서는 안된다. 자칫 돈을 못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주민등록을 이전해야 할 때에는 임차권 등기명령을 해야 돈을 받을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는 지역에 따라 일정금액 이하의 소액임대보증금 에 대해서는 확정일자에 상관 없이 보증금 중 일부를 우선변제해 주는 제도가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경매가 결정되기 전 전입신고가 돼 있어야 하고 배당신청은 반드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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