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당선인"가덕신공항 재추진?"

     

    "10년 뒤 부산에 안전·소음 걱정 없는 공항 문 열겠다"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이 내놓은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공약은 실현 가능성을 두고 선거 기간 내내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이를 의식한 듯 오 당선인은 당선 확정 직후 "소음 피해가 없고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공항이 되도록 (가덕도) 부지 330만㎡에 활주로 1본(3.5㎞)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을 공식화한 것이다.
     
    당선 직후 인터뷰서도 강조
    "신공항은 24시간 운영돼야"

    2022년 착공, 2028년 준공  
    김해공항 확장과 동시 추진  

    "이미 여러 번 검토한 사안,  
    절차 간략히 해 진행 가능" 

    ■"안전·소음 해결 불가능" 

    오거돈 당선인이 가덕도 신공항을 재추진하겠다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과 소음 문제다. 김해공항 확장으로는 이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우선 안전 문제. 지난 4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김해 신공항 건설 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김해공항 새 활주로 진입표면 내에 '저촉 장애물'이 다수 있다. 진입표면은 항공기가 착륙할 때 비행기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만든 길이 15㎞, 최대 폭 4.8㎞, 높이 145~360m에 달하는 사다리꼴 입체평면. 오봉산(45m)과 임호산(178m), 경운산(318m) 등 3개 산봉우리가 이 진입표면 내에 있다.

    현행 '항공법 82조'는 진입표면에 비행 안전을 저해하는 구조물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KDI는 항공법을 엄격히 적용할 경우 3개 산봉우리 절취 물량이 6600만㎥가량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해공항 확장안은 새 활주로 북쪽 끝단에서 1.4㎞ 떨어진 오봉산을 제거하고, 나머지 두 산은 '항공학적 검토'를 통해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항공학적 검토는 부산시가 밀양 신공항을 반대할 때 내세운 주요 논거라는 점이 아이러니다. 특히나 중국 민항기 충돌 사고가 발생한 돗대산(5㎞ )과 임호산의 이격거리는 별 차이도 없어 안전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새 활주로 건설에 따른 소음도 문제다. 오 당선인 측은 김해공항 활주로 방향이 인구 50만 명이 넘는 경남 김해시의 내외동 등을 지나가게 되면서 소음 피해 가구가 애초 700여 가구에서 3만 가구로 늘어난다고 추산하고 있다.

    지금도 소음 때문에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 항공기 운항이 금지되어 있는데, 소음 피해 구역이 확대되면 24시간 공항 운영은 물 건너간다는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 전략을 마련한 부산대 최치국 도시연구소 특별연구위원은 "안전하지도 않고, 소음 때문에 24시간 운영할 수 없다면 신공항이라 할 수 없다"면서 "가덕도 신공항만이 두 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할 방안이다"고 강조했다.

    ■가덕도 신공항 로드맵은? 

    오거돈 당선인 측은 2022년 가덕도 신공항을 착공해 2028년 준공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예산은 김해공항 확장안과 비슷한 6조 원가량이다. 2020년까지 실시설계를 마치고 2021년 착공한다는 국토교통부의 김해공항 확장안보다 1년가량 타임 스케줄이 늦춰졌다.  

    오 당선인 측은 완공 지연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김해공항 2단계 확장과 가덕도 신공항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상 중이다.

    우선 포화 상태에 달한 김해공항의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2021년까지 김해공항 국제선터미널 2단계 확장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단 상태인 국제선터미널 2단계 확장안의 타당성 조사를 즉시 재개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국제선 청사 확장은 물론 항공기 계류장과 주차장을 확대하는 게 목표다. 또, 평일(오전 8시~오후 10시) 18.5회, 주말 24회이던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도 국토부와 협의해 늘려나갈 계획이다.  

    국제선터미널 2단계 확장과 동시에 2019년 상반기까지 새 활주로 건설을 골자로 하는 김해공항 확장안의 재검토를 마칠 예정이다. 안전과 소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김해공항 확장안을 폐기하기 위한 수순인 셈이다.

    2019년 하반기부터 1년간 가덕도 신공항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이때 6개월가량 소요되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생략하거나 최소화해 시간을 번다는 복안이다. 부산시 공항기획과 관계자는 "4대강 사업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생략한 전례가 있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후 1년간 기본계획을 만들고,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에 착수할 예정이다. 통상 공항의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에는 3년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설계와 거의 동시에 공사에 들어가는 패스트 트랙 방식을 사용할 예정이다. 패스트 트랙은 대형 국가사업에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행정 절차를 압축해 진행하는 방식이다.

    최 연구위원은 "가덕도 신공항은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여러 차례 검토한 사안이라 절차를 간단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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