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심도 도로시대] 동서불통 부산의 새로운 대안

     

     

     

    올해 12월 착공하는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와 조만간 적격성 조사에 들어갈 김해신공항고속도로(본보 10일 자 1·3면 보도)가 부산의 교통 프레임을 혁신적으로 바꿀 전망이다. 특히 김해신공항고속도로는 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와 달리 고속도로로 개발될 예정인 데다 지상의 동서고가로 일부 구간의 철거까지 계획돼 있어 도심재생 효과에 대한 기대까지 한껏 부풀리고 있다.
     
    동-서 산으로 가로막힌 부산
    대심도 도로 '맞춤 대안' 부상  
    낙후된 서부산 개발 기대도 

    ■서부산 개발 더 활기 띨 듯
     

    부산시가 대심도 도로를 유력한 교통 대안으로 삼고 있는 이유는 건설비가 저렴하고, 동·서부산의 균형 발전을 추구할 수 있어서다.

    동·서부산은 산으로 가로막혀 있어 단절된 상태다. 지상 구간으로 도로 건설을 해도 터널을 뚫어야 하는 데다 막대한 토지 보상비가 들어 사업비가 천문학적으로 치솟는다. 반면 지하 30~60m에 건설하는 대심도 도로는 보상비가 거의 들지 않아 건설비용이 저렴하다. 기술 발달로 지하터널을 뚫는 공사비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동·서부산을 연결해 낙후된 서부산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3개의 대심도 도로가 모두 완성되면 동·서부산이 30분 거리로 좁아진다. 자연히 인적·물적 교류가 늘어나 에코델타시티, 사상 스마트시티, 김해신공항 에어시티 개발이 탄력을 받게 된다.  

    특히, 부산시는 김해신공항고속도로가 건설되면 동서고가도로의 사상~진양 구간을 철거하고 하부에 BRT(중앙버스차로제) 노선을 신설할 예정이다.

    연재 시속 25㎞인 통행 속도가 시속 50㎞ 이상으로 개선되는 것은 물론 동서고가로로 단절된 도심 연결축이 회복되고 공간 재창출이 가능해진다. 주변 상권이 부활하고 생활 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호를 만들 수 있다. 특히, 도심재생과 연계된 사상 스마트시티가 가장 큰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유료도로 많은 부산  
    값비싼 통행료 우려 목소리 커  
    터널 내 사고 대비도 큰 숙제 

    ■비싼 통행료 등 남은 숙제
     

    대심도가 교통 혼잡 해소와 물류비용 절감 등에 도움을 주지만 반발도 만만찮다. 가뜩이나 유료도로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부산에서는 시민들의 저항도 예상된다. 부산시는 대심도 도로의 이용료가 2000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간대별 혼잡도에 따라 차등이 있겠지만, 현재 부산시 유료 도로들 가운데 가장 비싸다.

    부산 경실련 이훈전 사무처장은 "그러잖아도 유료도로의 부담이 많은 부산 시민에게 또 다른 부담을 지우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교통 인프라를 계속 확대하는 것보다 대중교통 중심 정책을 더 강화해 교통총량을 줄이는 방향의 정책도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터널 내 사고 대비도 큰 숙제다. 안전전문가들은 만에 하나 터널 내 교통 사고로 화재가 발생하면 유독 가스를 빼낼 수 있는 배기 시스템이 필수라고 주장한다. 실제, 서울시는 대심도 도로의 경우 250m마다 비상대피소를 설치하고 첨단 교통관제 시스템을 구축해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12월 착공 예정 '만덕~센텀'  
    가시화 임박 '공항로'에 이어  
    세 번째 '지하 고속도'도 추진 

     

     


     

    ■제3 대심도 도로도 추진 

     

    부산시는 10일 부산 사상구 엄궁동과 부산 중구 충렬대로를 연결하는 왕복 4차로 대심도 도로인 승학터널(7.8㎞) 사업이 한국연구개발원(KDI)의 민자 적격성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총사업비는 5991억 원으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제안했다. 사업 추진이 결정되면 부산시가 사업비의 30%를 부담한다. 부산시는 승학터널이 KDI의 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면 2019년까지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완공 시기는 2023년이다. 

    이 사업은 강서구 대저동과 사상구 엄궁동을 잇는 엄궁대교(2.9㎞)와 북항 배후 도로인 충렬대로 지하화 사업과 동시에 추진된다. 이 사업들이 함께 완성되면 에코텔타시티와 북항을 한 번에 잇는 도로가 만들어진다.

    제3 대심도 도로를 이용하면 자동차로 35분 걸리던 북항~에코델타시티 구간이 10분대로 단축된다. 북항에서 김해신공항까지도 25분이면 갈 수 있다. 또, 경부고속도로 구서IC↔번영로↔북항(충장로 지하차도)↔승학터널↔엄궁대교↔에코델타시티↔장낙대교↔창원까지 이어지는 광역 교통망도 완결된다.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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